1교시가 비었다. 담임할 때는 1교시가 전담이어도 나보다 교실에 일찍 도착해있는 아이들이 신경쓰였는데 지금은 41분에 연구실에 도착해도 고요한 분위기가 낯설다. 어제 준비해둔 수업에 만족스러운 듯, 사실은 나태했기 때문에 대충 클릭질 하다가 황급히 첫 수업 교실에 갔다. 마이크도 두고 오고 공책도 두고 오고. 다 챙겨왔다 싶었는데 실컷 프린트해 둔 것들을 못 챙겨왔다. 그렇게 첫 수업을 조지는가 싶었는데 나머지 수업들도 다채롭게 조졌다. 3학년이 이렇게나 어릴 줄은 몰랐다.
수업 주제: 체육 수업의 필요성과 약속
반 별로 수업 반성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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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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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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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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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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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전담 수업 후기
진짜 전담제는 좋은 제도다. 수업 전문성 함양에는 전담만한게 없다. 초등은 왜 전담을 안 쓰지 싶을 정도로 전교과 담임제는 수업의 질 측면에서 비효율적인 거 같다. 1번 하는 수업, 그게 하루에도 4~5개 있는데 하나하나 잘 하려고 온 저녁쏟아 준비하는 선생님들이 존경스럽고 대단하다는 마음만 든다. 나는 하루치 수업도 잘 준비하기가 너무 버거운데. 그러면서 담임 하는 선생님들께 선물도 하나 해드리고 싶었다. 전적 학교 있을 때 처럼 전 선생님들에게 스승의 날에 작은 선물을 돌리면 좋을 텐데. 부족한 나를 이해해주시고 아이들을 열심히 봐주시는 선생님들이 너무나 감사하다. 조금 더 속물적인 장점이라면 마주하는 어른들이 동료교사 분들이라서 힘들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을 듯 하다. 다들 엄청 다정하니 믿어주시는게 참 감사하다.
그러다 또 든 생각이 초등학생 아이들은 정형화된 루틴이 필요한 단계의 인간들인데 선생님들마다 규칙도 바뀌고하면 혼란스러울 듯 하다. 그런 걸 생각하면 담임제는 꼭 필요한거 같기도 하고. 국어와 수학, 도덕은 워낙 수업을 잘 만드시는 선생님들이 있어 그 분의 커리를 따라갈 정도이니 이런 양질의 수업 자료를 개발하는게 꼭 필요해 보인다. 선생님 혼자 만드는 개인 자료가 이리도 좋은데 여러 사람의 힘과 노력이 들어가는 교과서나 교육청 자료는 왜이리 별로일까? 물론 나도 아직 멍청이라서 잘 못하지만 일단 만들고 후회하고 반성하며 나아가야겠다. 선생님들을 위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보자.
한 시간 개노잼 수업을 해도 어린 3학년 아이들이 '어! 선생님이다!'하고 반가워해준다. 내일은 꼭 점심시간에 나가서 같이 놀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