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적인 삶도 살고 싶고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부러워했다. 차마 따라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이사를 가고 싶은 마음도 들어서 가진 짐을 하나씩 줄이기로 했다. 누가 이런 멋진 어플을 생각해냈을까! 나는 안 쓰지만 다른 사람들은 쓸 법한 물건들을 찾는 것도 재밌고 지폐 몇 장으로 바꿔오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틀간 거래의 반성과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 지 써 본다.
1. 오늘의 내 거래
- 집에서 굴러다니는 쓸모있는 물건들을 모아 올렸다.
- 선물 받아서 가격이 꽤 나가나 나는 아까운 마음에, 또는 취향이 아니라서 쓰지 않고 모아둔 것들을 미련없이 내놨다.
- 양말 같은 소모품은 나눔으로 진행한다. 그냥 버릴까 싶었는데 국가대표 양말이라서 누군가의 취향이겠지 싶어 올렸다. 양말같은 건 누가 신었던 걸 굳이 돈 주고 사진 않는데 전에 국대 어웨이 양말을 중고거래임에도 판매 성공했던 기억이라 나눔했다.
- 사러오는 사람들에게 맞춰 집을 수시로 들락날락했다.
- 물건 원가를 함께 올려줘서 가격을 비교할 수 있게 했다.
- 물건의 장점, 쓰면 좋은 점들을 자세히 쓰려고 했다.
- 비싼 물건은 사갈 것 같은 연령대의 사람이 좋아할 듯한 소품을 끼워 팔았다.
2. 느낀 점
- 생각보다 물건이 엄청 잘 팔린다. 놀라울 정도. 오늘 올린 물건 절반은 팔았다.
- 대부분이 어른 여성, 남성은 한 분
- 거래 장소와 시간을 고정해야겠다. 더운 날 왔다갔다하려니 귀찮다.
- 물건 예상 고객들의 나이를 생각해서 가격을 정하자. 어린이들이 많이 살 물건은 천원 단위, 어른들이 많이 살 물건은 만원 단위도 괜찮다.
- 인형이 굉장히 인기가 없었다. 둘러보니 나눔을 해야 겨우 나가고, 비싼 값에 팔리는 인형은 미사용 유명 캐릭터 인형들(그0밋, 카0오 등등) 내 인형들은 예뻐서 무료나눔하면 가져갈 듯 하다. 인형으로 돈 받기는 무리!
3. 판매 성공한 물건과 게시글
아래의 물건들은 게시한 지 거의 5~6분 내로 구매자 연락이 왔다. 당근 상단 노출 시간이 매우 짧은 걸 고려한다면 그걸 주시하고 있는 사람은 굉장히 많다는 점. 내가 유용한 물건을 잘만 올린다면 효과적으로 팔 수 있다.
자세한 사용 팁과 새상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올린지 약 4분만에 연락이 왔다. 보조배터리에 관심있던 분이시던데 나머지 끼워팔기 물건들은 별 관심 없어보이시긴 했다. 이래서 다들 일괄 판매한다고 한 번 더 강조하는 듯. 사실 어린 아이가 사갈 줄 알고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굿즈를 은근슬쩍 끼워놓긴 했다. 배터리 방전은 여전하네.
가격은 일괄 2000원에 저렴히 팔았다.
사용하지 않은 학용품들은 잔뜩 묶어서 가장 비싼 학용품 하나의 가격으로 올렸다. 이때 한꺼번에 두 개 거래를 하려다 약속장소에서 어긋나 당황스럽게 해드려 죄송했으나 더 푸짐하게 챙겨드리는 걸로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당근은 사람 간 평가가 아주 매섭기 때문에 시간, 장소 약속을 철저히 한다.
가격은 일괄 3000원.
흰색은 자주 신었지만 빨간 색은 도저히 못 신겠던 축구 양말, 국대 이름이 박힌 건 어느정도 인기가 있어서 돈을 받아도 되지만 이건 양말이라서 무료나눔 했다. 무료로 줄 것들은 시원하게 줘야한다.
새 물건에 국대 용품이라는 메리트가 확실했던 물건. 이런 거는 조금 가격을 높게 책정해도 괜찮았을듯! 완전 새거에 인기가 좀 있을 거 같다? 절반가격이면 괜찮은 기분이다. 내가 부르는 대로 가격이 정해지니 우쭐한 마음도 들지만 어쨌거나 이득을 취하는 것 보다 비우고 나누는 의미가 강한 거래니까 욕심은 너무 부리지 말자.
이제 꽃도 안 사고 안 받을테다. 그런 다짐으로 저렴히 내어 놓은 꽃병. 꽃 좋아하실 듯한 어머님이 오셔서 가져가셨다. 귀여우시단 말만 나오더라.
가격은 일괄 2000원
4. 판매 중인 물건들
돈 주고 안 사는 물건들이 안 팔린다. 특색이 있든지 쓰임새가 좋든지. 새거든지 그에비해 가격이 합리적인지. 내가 마음이 편하고 즐거울 수 있게 파는 방법을 생각해봐야겠다. 인형은 솔직히 말해 뽑기할 때 손맛이 좋지, 인형 자체는 취향을 타기 때문에 누구나 좋아하기는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