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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초등교사 풀대출로 내집 마련일기![따라하지 마시오!]

by 내가알기 2024. 10. 14.

이건 자랑하려고 쓴 글이 아니다. 무지막지하게 후회도 했고, 내집이라는 안정감을 월급을 모두 바쳐 바꾼 사람의 심정이 복잡한 뒤섞인 글이다.
집을 사기 전 나는 욜로 족이었고 내 집을 사려고 결심하게 된 계기와 과정, 초임 때 집을 사려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담아 쓴다.

0. 빚을 내는 방법(대출액)

- 마이너스 통장(나애 연봉)
: 신용대출이다. 다른 대출이 잡히면 한도가 낮아진다고 하여 가장 먼저 실시한 대출로 주거래 은행의 금융상품을 이용했다. 주거래 은행의 상품을 잘 살펴보고 우대 금리로 조금 저렴하게 이용 가능했다. 변동금리라서 이자가 조금씩 달라졌다. 연봉만치 빌려주는 느낌이다.

- 아낌e 보금자리론(주택가격의 70%)
: 주택보증공사가 운영하는 저렴한 이율의 주택 구매 자금 대출이다.시중 은행에 비해 이율이 낮은 편. KB부동산 등에 올라온 주택 기준 가격에서 70%까지 대출을 낸다. 실 구매가를 기준으로 대출이 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꼭! 확인하고 구입을 결정해야 한다.

- 교직원 공제회 영끌하기(7000만원)
: 2021년 이후 가입원은 총 7000만원까지 대여가 가능하다. 대출액이 공제회 납입금보다 높을 경우 서울 보증보험에 가입해서 한도 금액까지 대여 가능하다. 공제회에 첫 공제금을 납입한 때부터 대여할 수 있으며 원리금균등상환, 일시상환 등 여러가지 상환방법을 선택할 수도 있다.

1. 집을 사고 싶어.


집은 내 1순위 목표였다. 어릴 적에 집이 자주 바뀌며 불안했고 그리 화목하진 않은 가정이라서 얼른 내 공간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은 거대했기 때문이다. 발령나고나서 아파트에 40만원 월세로 살 때, 큰 아파트에 대한 로망이 생겨버렸다. 그 집에서 한 4년 정도 살면서 앞으로의 내 앞길을 생각해보려 했는데 집주인은 계약기간 종료되기 5개월 전에 통보하길, 계약만료일에 때맞춰 나가라고 했다. 그 집에서 산지 1년 반 만에 들은 청천벽력같은 소리다. 어디서 본 법으로는 6개월 전에 별 말 없으면 계약은 자동 연장된다고 했는데 말이다. 까라면 까야지, 가지지 못한 자는 결국 질 수 밖에 없단 생각으로 조금 슬퍼하고 있었다. 그 다음 집은 어떻게 할까, 전세를 하고 싶은데 요즘 전세 사기가 그리 많다는 말이 떠올라서 불안하다. 고민을 하다가 어차피 나중에 돈 모아서 집을 산다 해도 또 빚을 내야하는 건 마찬가지이고 그럴 거면 미리 사서 지금부터 갚아나가는게 합리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내가 집주인에게 약자처럼 굴게 되는게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집을 사기로 다짐했다. 집값이 폭등하던 2021년, 금리도 폭등하기 직전의 날에 다짐을 그렇게 했다.

 

2. 집을 보러 다니자.

 

제일 바란 집은 시내의 집이었지만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싶어서 근교 아파트를 골랐다. 더군다나 몇 년 후에는 지하철이 들어온다는 소식이 있다. 나는 주변 인프라에 관심도 없으니 대충 여기 아파트에 적당한 데로 골라 사야지 했다. 제일 사고 싶던 1순위와 2순위 아파트 매물은 부동산 여러 곳을 가도 보여주질 않았다. 그래서 3순위로 두고 있던 상권이 그나마 좋은 아파트로 선택했다. 다른 아파트에 비해 오래되기도 했지만 가장 대단지였고 속집, 트인 뷰, 상권 밀접, 인근 초등학교와 가까움, 계단식, 이전 아파트에 비해 아파트 내부 시설 풍부 등의 이유로 선택했다. 심지어 다른 동의 아파트보다 거의 2000만원정도 비쌌는데 이럴 때는 가장 비싼 아파트를 사는게 맞다는 엄마의 말을 듣고 집을 골랐다.

공인중개사 소장이 이 집이 전에 계약을 하려다 파기된 집이고 많이 보러 온다, 이 층 위부터는 억 단위가 다르다며 내 선택이 합리적인 것처럼 말해서 쉽게흔들린 탓도 있다.

 

3. 후회스럽다. 항목별로 조목조목 살펴봐야겠다.

 

 집을 사긴 했지만 나가는 이자가 엄청나다.

상환 기간을 길게 잡았기 때문에 내는 돈 대부분이 이자다. 월 부담금을 줄인다는 목적으로 아낌이 대출은 40년 완납에 공제회는 10년납으로 했다. 거치기간이 지난 지금 더 부담이 커지면서 반토막난 월급을 받아들고 생활고에 시달리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집을 고를 때 중요한 기준을 놓쳤다.

 집 고를 때는 속집, 로얄층, 뷰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입지였다. 이 지역은 딱히 집값이 오를만한 거리도 없고 요즘 사람들이 생활할 때 필수로 본다는 근린시설이 거의 없다. 상점 또한 인근 읍 지역에 비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필라테스나 요가같이 지점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 종목은 점포 수 자체가 적어서 비교해서 선택할 자유가 적다. 지하철도 하나 들어온다고는 하는데 들어오기까지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고 지하철이 생긴다고 광역시 중심지까지 이동하는 시간이 크게 메리트가 있진 않아 보인다. 그냥 중심지에 사놓고 학교 근처에 월세로 들어와 사는 게 더 합리적이란 생각이 든다.

 

 실거주 목적인 집 치고는 평수가 과하다.

 집 구매 목적이 분명하지 않았다. 실거주가 우선인가? 아니면 투자가 목적인가? 욕심과 현실 속에서 갈팡질팡하다 둘 다 놓쳐버리고 말았다. 나중에 사고 팔 때 대형 평수가 편하다는 말에 실거주를 고려 못하고 34평 집을 샀다. 혼자 살기에는 너무 큰 집. 유지비도 많이 들어서 낭비되는 돈이 많다. 점점 더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점에 이정도 평수는 인기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 27평 살 때도 지나치게 넓다는 생각을 했는데 말이다. 투자 목적 치고는 투자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실 거주 목적으로는 너무 넓은 집이다.

 

 

 

4. 집을 사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아직 집을 사지 않은 축복받은 기회의 여러분들, 부디 집은 신중하게 사시길 바랍니다. 유주택자가 되었다는 기쁨은 잠시, 다달이 쏟아지는 이자의 부담, 전쟁나서 내 집 부서지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 집에 대한 집착, 여유자금이 0에  수렴하는 모든 어려움을 겪지 않으셨습니다. 투자의 기본은 저축이라고하죠. 백날 천날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허튼 소리에 속지 마세요. 만원 이만원 모두 크고 고마운 돈이었습니다. 모으고 아끼는 습관을 들여서 안정적이고행복한 내집마련 하시길 응원할게요. 저도 얼른 빚 더 갚아서 하우스 푸어에서 벗어나 보겠습니다. 그럼 아듀!